5월 말, 6월 초부터 독일 내 락다운이 눈에 띄게 완화되었습니다. 공식적으로 식당과 카페가 실내영업이 가능해졌으며, 야간 통행금지 조항도 삭제되고, 헬스장도 조건부 오픈이 가능해졌습니다.
여행 측면에서는 이탈리아, 오스트리아는 아무 제재없이 통행이 가능하고 덴마크와 네덜란드 또한 48시간 혹은 72시간 내에 음성 검사지 혹은 예방접종 확인서를 제출하면 격리조차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한국은 코로나 초기부터 위험국가로 분류되지 않아서 격리 "권고" 정도 있었지, 14일의 격리를 의무로 강제화 시킨 적은 없습니다. 현재도 한국인은 음성검사지만 내면 입국이 허용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행동반경이 넓어지며 억눌렸던 욕구(?)들 때문에 쇼핑이든, 외식이든, 여행이든 움직이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그에 따라 최대한 빨리 백신을 맞고자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6월 7일부로 Priogruppe(우선순위)가 해제되어 이제 18세 이상이면 "공식적으로" 모두 백신접종이 가능해졌습니다. 다만, Impfzentren(백신센터)는 이전과 같이 우선순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60세 이상은 거의 모두 1차 접종은 마쳤으나, Gruppe의 마지막 3그룹이 다 접종을 못하고 있습니다. 저희 남편도 직업상의 이유로 3그룹에 속하는데 Termin(예약)조차 못 잡고 있네요. 아무튼 순서로 따지면 이 3그룹이 모두 접종해야 일반인 4그룹이 공식적으로 접종 가능 한 것이죠. 근데 현재로썬 두 그룹 모두 못받고 있는 사람이 태반인 현실.
현재 4그룹은 가정의와 일반 병원에서 접종예약이 가능한데, 빈 예약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Impfdose(백신물량)이 얼마나 들어왔는지 모르지만 문의하는 병원 족족 하나같이 '물량이 없으니 백신센터로 연락해라'는 말만 되풀이 합니다. 게다가 독일은 '전담 가정의' 시스템이기 때문에 등록하지 않은 병원에 가서 바로 예약을 잡는 것은 대부분 불가능합니다.
기존 환자들에게 줄 백신도 없는데 새 환자들에게는 더더욱 못 준다는 것이지요. 이해도 갑니다만, 이러한 시스템 때문에 내 가정의가 예약을 잡아줄 때까지 넋놓고 기다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Bundesland(주)에 따라 감염률이 높은 곳은 때때로 물량이 남기도 해서 병원에 아침 일찍가면 선착순으로 놓아준다고도 하는데 제가 사는 주는 해당사항이 없네요.
한동안 독일에서 코로나는 사기극이라는 주장이나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사람들의 시위가 자주 있어서 아마 백신이 나와도 많이 맞지 않겠구나 싶었는데 막상 접종이 시작되니 전쟁아닌 전쟁처럼 느껴질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걸 보면서 아이러니한 기분이 듭니다.
심지어 대학 수업 등록도 한달 반 가량 느림의 미학에 따라 전혀 서두르지 않는 독일인데, 독일살이 7년이 다 되지만 이렇게 예약하나 잡기 어렵고, 병원이 하루종일 전화 불통인 건 처음 경험하네요.
불행인지 다행인지 회사에서 남는 백신을 일반 직원들에게 '추첨'으로 공급한다고 해서 대기명단에 올려놓았습니다. 아직 위험성도 제대로 판단되지 않은 백신이고 부작용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맞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너무나 불편해져서 맞는 사람들도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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