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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일상이야기

독일 중고차 살 때 주의사항 (고객한테 수리비 뜯어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독일 중고나라 이베이클라인안짜이게에서 사기를 당했던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진행중인 사건인데, 이 일을 처리하다보니 제가 작년에 당했던 중고차 사고사기가 생각나더라구요. 잘 지내다가 가끔 이런 일이 생기는 걸 보면 정말 액땜용 사고라는게 있는건지도 모르겠어요. 

 

그 때도 금액이 1000유로였네요. 정확히 1000유로였고, 정말 억울하게 뒤집어써서 눈물을 머금고 버티다가 돈을 줬던 일이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독일서 중고차 매매하실 분들은 조심하세요. 

 

***

 

<독일 중고차 매장 눈탱이 사기>

 

사건 전말은 이렇습니다. 

 

1. 독일에 있는 공식 푸조대리점에 중고차를 보러 감 (미리 예약하고 차량도 지정해놓음)

2. 딜러가 차를 보여주고 Probefahrt(시승)을 해볼거냐고 물음, 해보겠다고 함

3. 시승 이전에 보험관련사항 서류를 보여주며 사인을 요구함 (사고가 날 시 운전자 부담 1000유로라는 내용)

4. 서류에 사인하고 차를 시승 

5. 15분 정도 시승 후 샵으로 돌아옴, 차량 반납 

6. 딜러가 서류에 - 문제없이 차를 반납했다고 확인 및 서명함.

 

- 차량 반납 확인 후 저는 샵을 떠났어요 - 

 

7. 30분 정도 지나고 전화와서, 당신 시승 시간에 사고가 나서 차가 박살났다고 함. 깨진 부분 사진을 보여주면서 견적 받겠다고 함 

8. 저는 말이 안된다고 함. 운전자인 내가 사고를 어떻게 모를 수 있냐, 문제 없었다. CCTV확인하라고 함. 

9. 딜러: CCTV는 없는데 당신이 시승한 시간에 일어난 게 확실히다. 

10. 일주일 후 견적 5000유로짜리 받아서 저한테 보냈어요. 그러면서, 운전자 부담은 1000유로니까 행운인줄 알라며 일시불로 입금을 요구함 

 

***

 

 

사고났다고 한 부분은 차량 옆면 범퍼였고, 범퍼가 완전히 떨어져 나가 있었어요. 근데 운전자인 제가 몰랐다구요?? 말이 안되죠. 5000유로면 한화 750만원어치 견적이 나왔는데, 운전자가 몰랐다니요. 부실한 중고차 어떻게든 구매자한테 수리비 뜯어보려고 하는 게 훤히 보였습니다. 시승 할 때도 차가 좀 튼튼하지 못한 느낌이 있었거든요. 

 

저는 당연히 제 잘못이 아니라고 하며, CCTV확인하라, 증빙이 없으면 돈 못 주고 인정도 못 한다고 했어요. 그렇게 며칠 실랑이를 벌였더니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더라구요. 저한테 그 차를 좀 더 싸게 팔테니까 사가래요. ㅋㅋㅋ 그거였죠. 하자있는 차 싸게 팔아치우기. 싫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회사 법무팀에게 가서 조언을 구했어요. 법무팀에선 제가 돈을 줄 이유가 없다고 했습니다. 증거도 없고, 게다가 '반납확인란'에 딜러가 사인까지 했으니 문제없이 차가 반납된거라구요. 법적 싸움으로 가던지, 스트레스 받기 싫으면 그냥 천유로 주고 끝내라고 하더라구요. 

 

***

 

법적으로 처리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변호사 보험이 없었고, 사건 의뢰에만 적어도 500유로 이상이 든다고 하더라구요. 또한 사건이 시작되면 적어도 6개월 이상 그 일을 붙잡고 있어야 해서 고민을 하다가 그냥 놓기로 했습니다. 

 

당시 회사 일만으로도 힘들었던 시기라 소송까지 들어가면 일상생활이 불가능 해질 것 같았어요. 대신, 호락호락하게 주긴 싫어서 최소한의 금액으로 긴 기간동안 입금 해줬어요. 딜러도 돈을 못받으면 차를 못 고칠거고, 그때까지 못팔테니 애가 타게했습니다. 

 

정말 그들이 증거를 가지고 있었다면, 그렇게 분할입금 하도록 내버려두지도 않았겠죠. 

 

아직까지도 생각하면 화나서 잠이 안오는 사건입니다. 제대로 눈뜨고 억울하게 눈탱이 맞은 사건. 

 

개인매매 아니었고, 규모가 상당히 큰 지점이었어요. 멀쩡한 브랜드 공식 대리점에서도 사기당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이라 더 만만하게 봤던 것 같은 건 제 느낌 뿐인지 모르겠네요.